3. 경복궁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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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경복궁타령은 어떤 노래인가


    “남문을 열고 파루(罷漏)를 치니 계명산천(鷄鳴山川)이 밝아온다”

    “에헤 - 에헤 에헤- 에 에이야아 얼럴럴 거리고 방아로다”


  경복궁타령은 간단한 노래에 속하면서도 힘있고 경쾌한 노래의 하나이다. 원 마루와 후렴 마루의 선율이 같고 시작 부분을 질러 내듯이 높은 음역으로 부르기 때문에 힘차고 박력있게 들린다. 볶는 타령으로 변화 있게 장단을 쳐주고 가사 붙임도 당김음 식으로 붙여 나가기 때문에 더욱 경쾌하고 박진감 있게 들린다. 경복궁타령이 옛날에는 선소리의 하나로 남자 소리꾼들에 의해서 야외에서 불려졌다고 한다. 그만큼 힘차고 씩씩한 노래이다.


  경복궁타령의 유래에 대하여 이창배씨는 경복궁 중건 때 생긴 노래라고 발표한 바 있다. 세도 정치로 추락된 왕실의 권위를 세우기 위하여 대원군 이하응은 임진왜란 때 불타 버린 경복궁을 중건하게 되는데, 일 자체의 명분이야 뚜렷하지만 실제 형편은 많은 무리가 뒤따르고 백성들의 원성이 높아 국력을 피폐하게까지 했다 한다. 전국의 나무라는 나무는 왕릉의 것이든 집안 묘소의 것이든 가리지 않고 베어다 썼고, 모자라는 경비를 충당하기 위하여 원납전을 받고 벼슬을 파는가 하면 당백전을 발행하여 원성을 샀다. 인부를 차출하고 부역을 메기는 일 또한 혹독했다. 이러한 경복궁 중건을 배경으로 하여 경복궁타령이 생겨났다는 것이지만 사실 여부는 확인할 길이 없다.


  경복궁타령의 가사는 분명 경복궁 짓는 일이나 경복궁의 이것 저것과 관련있는 것들이 많다. 그러나 음악은 매우 밝고 경쾌하고 힘차게 되어 있다. 경복궁 중건에 동원된 인부들의 괴로움을 노래하거나 원망에 찬 한탄을 내뱉는 요소는 거의 없다. 그렇다면 이창배씨의 얘기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민요는 언제 어떻게 발생하였는지 모른다. 어쩌면 경복궁타령도 전부터 불리던 민요에 경복궁 중건과 관련되는 가사가 많이 삽입되면서 그런 명칭을 갖게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경복궁타령의 선율은 전형적인 경기민요의 선율로 되어 있다. 선율이 오랜 세월에 걸쳐서 깎이고 닦여 군더더기는 다 떨어지고 정수만 남은 밀도 있는 가락이다. 게다가 가사 붙이는 방법이 세련되어 박진감마저 느끼게 한다. 때문에 경복궁타령은 활용도가 높은 노래이고 민요 교육에 있어서 빼 놓으면 안되는 중요한 교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