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창부타령(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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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창부(倡夫)타령은 어떤 노래인가


  경기민요의 특징을 설명할 때  창부타령조 또는 창부타령토리란 말을 쓸 정도로 창부타령은 경기민요를 대표하는 민요이다. 창부타령도 노랫가락과 마찬가지로 서울굿에서 불리는 무가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서울굿의 놀이 무가는 노랫가락과 같은 곡조로 부르거나 창부타령과 같은 곡조로 부른다고 할 만큼 두 가지 곡조가 많이 쓰인다. 창부타령은 굿거리장단에 맞추어 흥겹게 부르기 때문에 서울 사람들은 창부타령을 들으면 덩실덩실 춤을 추는 것이 보통이다. 환갑잔치나 계모임에서 가장 흥겨운 시간이 바로 창부타령을 부르고 함께 어울려 춤추는 시간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아마 짐작이 갈 것이다.


 

창부타령(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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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부타령(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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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부타령은 굿거리장단에 맞추어 부르는 노래이고 솔 · 라 · 도 · 레 · 미 · 솔 · 라 · 도의 솔선법으로 되어 있는 전형적인 경기민요이다. 부르는 사람에 따라서 얼마든지 개성있게 부를 수 있는 노래여서 명창들이 부른 창부타령을 채보해 보면 똑같은 것이 거의 없을 정도로 다양하게 불리우고 있다. 가사도 일정하지 않아서 어떤 것을 1절이라 하고 어떤 것을 2절이라 할 수 없을 정도이다. 가사의 내용도 ‘진국명산’처럼 한문투로 된 점잖은 것이 있는가 하면 순 우리말로 된 사랑 타령도 많다. 창부타령을 잘 부르면 경기민요를 잘 부른다고 할 만큼 창부타령을 잘 부르기는 어렵다고들 한다.


  전숙희씨는 창부타령을 명곡이라고 하면서 평범한 서울식 창부타령은 3분박 위주의 솔(Sol)선법으로 길이도 그리 길지 않게 부르지만 명창들이 부르는 다양한 창부타령은 가사 붙임도 복잡하고 가락이나 창법도 지방제가 섞여들어 개인의 특징이 잘 나타난다고 말한다. 실제로 지연화씨의 창부타령이나 전태용씨의 창부타령은 보통 경기 명창들의 창부타령과 또 다른 맛이 있고 다른 음악 특징이 있다. 그런데 많은 애호가들은 그런 변형의 독특한 창부타령을 좋아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동안 내가 진행하는 국악 방송에서 보면 전태용씨의 창부타령을 신청하는 애청자들이 많았었는데 그가 부른 창부타령은 일반 명창들이 부른 것과 가락이나 붙임새가 다른 것이다. 창부타령이야말로 개인의 기량과 음악성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멋진 열린 형식의 민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