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새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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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새타령은 어떤 노래인가


  새타령은 일반에게 널리 알려진 노래이다. 새타령이 방송으로 자주 방송되고 일반인들이 좋아하게 된 것은 김세레나라는 예명의 대중가요 가수가 이 노래를 히트시켰기 때문이다. 김세레나는 새타령과 함께 성주풀이도 크게 히트시켜 일반인에게 널리 알리는데 기여하였다. 그런데 그렇게 보급된 김세레나의 새타령은 남도명창들이 부르는 새타령과는 좀 다르다. 서두에 빠른 템포로 부르는 ‘삼월 삼짇날 -’부분이 없고 바로 ‘새가 날아든다’로 시작하는데 그 이후도 간단하게 편곡하여 가요의 길이 정도로 부르기 때문에 많은 사설을 길게 부르는 남도 명창들의 새타령과 비교하면 길이도 훨씬 짧고 곡조도 평이하게 되어 있다.


  남도 명창들이 부르는 새타령은 노래 한 곡을 다 부르는데 9분 이상이 걸릴 정도로 길고 창법도 어렵고 수준 높게 발달한 노래이다 웬만큼 공부한 명창들은 잘 부르기 힘든 노래이다. 가사의 내용으로 보면 새타령은 화창한 봄날 경치 좋은 곳에서 즐겁게 지저귀는 여러 가지 새들의 모습을 멋있게 그리고 있는 노래이다. 새들의 모양을 묘사하는 방법도 한문을 써서 격조있게 표현하기도 하고 새소리를 의성어로 노래하여 듣는 이의 흥취를 자아내기도 한다. 특히 의성어로 여러 가지 새소리를 직접 흉내내는 부분은 굉장한 성대 묘사의 실력이 필요하다. ‘저 쑥국새가 울음운다’하고 나면 진짜 쑥국새의 소리를 그대로 ‘쑥국 쑥쑥국 쑥국 쑥쑥국’하면서 흉내를 내는데 높은 소리로 그 소리를 내기 때문에 진짜 쑥국새의 울음소리 같이 들린다.


  노래의 짜임새는 처음 자진중모리장단에 맞추어 엮어 부르는 서창 부분과 중모리장단에 맞추어 ‘새가 날아 든다’로부터 부르는 본창 부분으로 되어 있다. 서창 부분의 가사는 ‘삼월 삼짇날 연자 날아들고 호접은 편편 송림 나뭇가지 꽃 피었다’로 시작하여 유산가에 나오는 봄철 경개를 멋있게 열거하고 있다. 여기까지는 새에 대한 가사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본격적인 새타령이 아닌 셈이고 그 다음에 장단이 바뀌면서 ‘새가 날아든다’하면서 새에 관한 내용이 계속 나오게 되는데 여기부터가 진짜 새타령인 셈이다.


  새타령은 음악의 갈래로 볼 때 잡가류에 속하는 노래이다. 앞서 말했듯이 김세레나가 편곡하여 민요처럼 보급했기 때문에 남도민요로 분류하는 경우가 많지만 음악의 내용으로 따지면 잡가에 속한다. 민요는 가사와 곡조가 일정하지 않다. 길이도 길지 않고 창법도 누구나 부를 수 있는 쉬운 창법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잡가는 그렇지 않다. 가사나 곡조가 일정하게 되어 있고 노래 부르는 기교도 어려워서 아무나 부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훈련받은 사람이어야 부를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새타령은 가사와 곡조가 일정하게 정해져 있고 창법도 대단히 어렵다. 아마추어는 제대로 소리내기가 힘들게 되어 있다. 한 마디로 새타령은 민요의 수준이 아니라 전문가의 노래인 잡가에 해당하는 수준 높은 노래라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