Ⅲ. 협동학습



1. 협동학습을 택한 이유

 

  우리의 학교 교육이  ‘교실붕괴’를 넘어서 ‘학교붕괴’라는 표현이 등장할 정도로 최근 몇 년 사이 수업하기가 매우 힘들어지는 상황이 되었다. 물론 언론에 의하여 과장된 측면도 있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이전보다 수업하기 힘들어지고 학생들과 교사간의 공통분모가 자꾸 줄어든다는 사실이다. 최근 정부가 교육 개혁을 추진하면서 열린교육을 강조하고 있지만 과연 열린교육이 새로운 교육 대안이 될 수 있는가 하는 근본적인 회의가 사회 일각에서 강하게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우리의 교육 현실 속에서 협동학습은 새로운 돌파구를 제공해 줄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모든 수업을 협동학습으로 하자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할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되겠지만 협동학습에 대한 연구와 현장 적용은 우리 교육 현실 속에서도 많은 의미와 시사점을 줄 수 있다. 협동학습은 교사에게 ‘학습 구조’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고 ‘수업을 디자인’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 그리고 무엇보다 학습의 효율성을 극대화시키면서 동시에 학생들이 흥미 있게 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2)


2. 수업에 적용한 협동학습 모형

 

가. 과제분담학습(JIGSAW)

 

  아론슨이 개발한 수업모형으로 학습 주제를 소그룹 구성원에 따라 나누어 학습 주제에 따라 전문가 집단에서 학습한 후 모집단에 가서 학습한 내용을 나누는 수업 모형이다. 이러한 학습 형태를 Jigsaw라고 이름을 붙인 이유는 모집단이 전문가 집단으로 갈라졌다가 다시 돌아오는 모습이 Jigsaw Puzzul(조각난 그림 맞추기 퍼즐)과 같다고 붙여진 것이다. 이러한 과제분담학습은 슬라빈에 의해 보강되어 소그룹 향상 점수 방식을 도입하여 경쟁 요소를 부과시켜 학습의 효율성을 강화한 모형으로 발전되었고 최근에는 이를 더 보강한 모형을 개발하였다. 과제분담학습 모형은 병렬적 주제를 나누어 학습하기에는 좋지만 인과관계 주제를 다루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표 4>  과제분담학습의 수업 절차 및 내용

수업절차

내                       용

이질적인 소그룹 구성

소그룹을 구성할 때는 능력별, 성별이 이질적인 학생들로 두레를 구성한다.

개인과제 선택

교사가 단원을 분절하여 각 두레원에게 학습과제를 부과한다.

전문가 그룹 구성

같은 학습과제를 부과 받은 학생들끼리 헤쳐 모여 전문가 그룹을 만든다.

전문가 집단 과제 학습

전문가 그룹에서 동일한 학습과제를 가지고 학습한다. 교사가 학습자료를 제공하면 좋다.

모집단 협동학습

원래 자신이 속한 소그룹으로 이동하여 자기가 전문가 그룹에서 학습한 내용을 나눈다.

평가

학습활동이 잘 이루었는지 평가하는데 단원의 성격에 따라 개인 평가내지 소그룹 평가로 테스트한다.

 

3. 소구룹(두레) 구성

 

  협동학습이 성공하려면 학습 소그룹을 어떻게 구성하느냐가 중요하다. 소그룹을 구성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은 다양한 방법들이 있는데 상황에 따라서 적절히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소그룹을 구성하는 방법은 크게 교사중심 방법, 학생중심 방법, 무작위 방법, 동질집단 구성방법 등이 있다.

  본 수업에서는 교사중심 방법을 택하였는데  말 그대로 교사가 중심이 되어서 소그룹을 구성하는 것이다. 본 수업에서는 기악합주에 초점을 맞추어 악기별 분포가 중요함으로 우리 학급 학생들이 학습하는 악기를 고려하여 전문가 집단은 향피리전문가, 소금전문가, 가야금전문가, 아쟁전문가, 타악전문가의 5개의 소집단을 편성하였고 이질적인 집단은 악기별로 고루 배치되도록 미리 인원을 정하여 카드를 만들고 전문가 집단별로 카드를 제비뽑아 다음과 같이 조직하였다.

 

         <표 5> 소그룹 구성 및 조직

전문가

집단

명 칭

향피리전문가

소금전문가

가야금전문가

아쟁전문가

타악전문가

인원

(9명)

(9명)

(9명)

(5명)

(5명)

이질적

집단

명 칭

얼씨구두레

덩더쿵두레

슬기둥두레

신명나두레

한마음두레

조직

인원

향피리 2명

  소금 2명

가야금 1명

아쟁1명

사물1명

계7명

향피리2

소금2

가야금2

아쟁1

사물1명

계8명

향피리2

소금2

가야금2

아쟁1

사물1

계8명

향피리1

소금2

가야금2

아쟁1

사물1

계7명

향피리2

소금1

가야금2

아쟁1

사물1

계7명

 

4. 소그룹 세우기 활동

 

  소그룹을 합리적인 기준에 의해서 구성했다고 소그룹 활동이 잘 운영되는 것이 아니다. 소그룹 구성원간의 친밀도를 높이기 위하여 몇 가지 방법을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소그룹을 처음 편성할 때는 팀가(노래)나 팀구호를 만들어 발표하게 함으로써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시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먼저 자신에 대한 소개를 질문지를 활용하여 기록하고 종이 공을 만들어 무작위로 던져 소개하거나 별칭 짓기 등의 방법으로 서로를 소개하고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한다. 이 때 별칭 이름표를 만들어 가슴에 달거나 팀별 명패를 만들어 세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리고 손을 잡게 한다든지 어깨동무를 하게 한다든지 해서 스킨쉽(피부접촉)을 통해서 금방 친숙해 질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일방통행이나 쌍방통행 의사소통 방법을 통하여 도형그림을 말로 전달하여 그리게 한다든지, 소그룹 과제나 퍼즐게임, 조각 맞추기, 그리고 이구동성 등 간단한 팀별 게임을 할 수 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하여 서로의 마음을 하나로 합칠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5. 교사의 준비

 

  성공적인 협동학습을 위해서는 교사의 철저한 사전 준비가 필수적이다. 먼저 전체 수업 진행을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지 미리 충분히 생각해 두어야 한다. 그리고 이에 따라 학습 자료를 준비해야 한다. 학습 교재는 다양하게 개발하여 준비하는 것이 좋다. 학습 교재에는 카드, 종이, 매직, 가위, 전지, 비디오 테이프, 대화카드,  학습지,  평가문제지 등이 있을 수 있다. 준비가 소홀하면 수업은 엉망이 될 수 있다. 수업 준비 부담이 큰 게 사실이지만 일단 수업이 시작되면 교사는 학습 진행의 관리만 주로 하게 되므로 오히려 크게 할 일은 없어져 편했다.

  협동학습에 있어서 교사의 역할은 일방적인 전달자나 명령자가 아니라 안내자, 코치의 역할이다. 한마디로 교사는 절대 군주가 아니라 운동경기 코치나 정원사에 비유될 수 있다. 동시다발적으로 토의하는 경우 교사는 각 소그룹이 제대로 학습 활동을 하고 있는지 돌아다니며 관리해 주고 필요한 학습 자료를 제공하고 각 질문에 대하여 직접 소그룹에 가서 답변하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교사는 전체 학습 집단을 잘 통제하고 관리해 나가서 학생들 모두가 학습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하였다.


6. 전문가 그룹 만들기(Jigsaw)

 

  먼저 각 소그룹에 이름을 부여하고 각 구성원들에 번호를 부여하였다. 예컨대 피리는 피1,피2,피3 가야금은 가1, 가2, 가3 등의 방법으로 이름을 정하였다. 그런 다음 각 전문가 소그룹 별로 서로 다른 주제를 부여한다. 국악기의 이론을 공부할 때는. 국악기의 종류, 국악기의 분류법, 국악기의 특징, 국악기에 대한 이야기, 국악기를 잘 연주한 사람 등 각 분야를 소그룹별로 학습 자료를 부여하고 전문가 소그룹에서는 피리 전문가 집단에서 국악기의 종류를 주제로 부여받았다면 악기를 만든 재료에 의해 각기 과제물로 준비한 자료나 교사가 준 자료를 활용하여 ‘생각-짝-나누기’ 활동을 통하여 학습하게 한다. 그리고 나서 번호별로 다시 자리를 재배치시킨다. 각 전문가 소그룹 구성원들이 모이게 된다. 이 때 자신이 공부했던 분야를 돌아가면서 발표하고 설명하는 것이다. 이렇게 한바퀴 다 돌고 나면 국악기 종류의 전체 부분을 자연스럽게 공부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한 후 이질 집단으로 돌아가 자신이 학습한 내용을 이질 집단 학생들에게 설명하면 국악기에 대한 이론을 고르게 학습할 수 있으며 모든 학생들은 책임감을 가지고 자신의 학습 주제를 공부한다. 제대로 공부하지 않고 가면  번호별로 모였을 때 자신이 맡은 주제를 설명할 수 없게 되고 이질 집단에서도 설명할 수 없어  다른 친구들에게 미안함을 느끼게 된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열심히 그 주제에 대하여 공부할 수 있게 된다. 물론 한 학생이 그 주제를 잘못 이해하고 엉뚱하게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나중에 교사가 전체적으로 내용을 정리하는 시간을 통하여 잘못된 부분을 수정해 줄 수 있다.   


7. 생각-짝-나누기

 

  사고력 신장 구조의 방법들 중 간단하면서도 쉽게 적용할 수 있어서 많이 활용되는 방법이다. 사고를 3단계의 과정을 통하여 깊이를 더하게 하는 방법으로 먼저 1단계에서는 교사가 학습 과제를 제시하고 혼자서 생각하는 시간을 준다. 그 주제에 대하여 일정 시간을 주어 생각하게 하고 이를 노트에 기록하게 한다. 2단계에서는 둘씩 짝을 지워 토의하게 하는 것이다. 이 때 혼자 생각하고 정리한 내용을 나누는 것이다. 한 사람이 그 문제에 대하여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 다른 친구들의 이야기를 통해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어떤 문제에 대하여 모르는 경우 자신의 짝꿍에게 질문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자연스럽게 개별화 학습도 이루어진다. 3단계에서는 전체 소그룹별로 리더의 진행에 따라 전체적으로 토의하는 기회를 가진다. 이 때 소그룹 구성원들 각자가 맡은 역할(리더, 격려, 기록, 시간 관리 등)을 통해 협동하여 그 문제에 대하여 토의할 수 있게 된다.

  그 다음에 옆에 있는 소그룹과 일부 구성원들이 자리 이동을 하여 자신의 소그룹에서 나누어졌던 성과를 나눌 수 있도록 해 준다. 예컨대 A팀의 1,2번 학생과 B팀의 1,2번 학생이 자리를 서로 교대하는 것이다. 이렇게 자리를 여러 번 이동하면 다양한 수준의 내용을 함께 나눌 수 있게 된다. 이러한 방법을 통하여 전체적으로 협동하여 공동의 학습 목표를 이룰 수 있는 구조로 만들 수 있다.


8. 소그룹 구성원 역할 분담

 

  소그룹 구성원들에게 적절한 역할 분담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학생들에게 번호를 정해주고 번호에 따라 자리를 앉게 한다. 그리고 나서 각 번호에 따라 각기 다른 역할을 분담한다. 예컨대 1번 학생은 리더(사회자)로서 자료를 배분하거나 토의를 진행하고 소그룹을 이끌 수 있는 역할을 맡기는 것이다. 2번 학생은 격려 자로서 팀 구성원 중 누구든지 좋은 의견이든 그렇지 못하든 무조건 칭찬하게 하여 긍정적 수용 분위기를 만들어 가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적당한 유머로서 전체 소그룹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역할을 맡는다. 3번 학생은 기록자(서기)로서 전체 논의된 내용을 정리하여 기록하는 과업을 담당한다. 4번 학생은 점검 자로서 정해진 시간 안에 과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전체 집단을 점검해 주고 구성원 중 핵심에 벗어난 의견을 내는 경우 적절히 잘라 통제하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친구들에게 시간을 수시로 알려 줌으로써 긴장을 잃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그 이외에도 필요한 역할이 있다면 만들어 주는 것이 좋다.

  역할 분담 내용(전문가나 이질 집단 두레에서 인원수가 각기 다르므로 번호에 따라 해당 번호까지만 분담을 시켰다.

  ① 세우미 : 사회를 보며 소그룹에 활기를 불어넣기

  ② 칭찬이 : 다른 사람의 의견을 칭찬 및 격려하기

  ③ 기록이 : 토의 내용, 문제 해결 과정 활동 내용 등을 기록 · 발표하기

  ④ 점검이 : 모두가 주어진 과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기

  ⑤ 꼼꼼이 : 학습 도구 준비, 과제 해결 정도 등을 체크하기

  ⑥ 궁금이 : 질문 있는 사람 확인하기. 소그룹 질문 정리해서 질문하기

  ⑦ 나누미 : 학습 도구와 학습지를 나누어주거나 걷기, 정리하기

  ⑧ 지킴이 : 구성원들이 골고루 참여하게 하고 대화를 독점하지 않도록 하기

  ⑨ 조용이 : 자기 소그룹이 너무 소란하거나 다른 소그룹에 방해되지 않도록 하기

  이렇게 일을 세분화하여 과업을 부과하면 소그룹 내에서 자기의 역할이 분명해지고 책임감을 느끼고 최선을 다하게 된다. 구성원 중 자기의 맡은 역할을 충실히 하는 학생에게는 그때그때 마다 보상해 줌으로써 활력을 부과할 수 있다.

 


2) 김현섭, 서울 대림중학교 교사, 협동학습 연구회, 수업 디자인1, 2001, p.1.